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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존버탔다

오늘은 넷플릭스 보는 날

침대에 낮잠자는 고양이

 

게으른 일요일 아침 10시, 나는 침대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와서 형이 전날에 사 온 중국음식 남은 거를 꺼내 대충 콜라와 함께 아침 겸 점심으로 때우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그냥 아점을 먹으면 심심하니까 TV를 틀어 뭐를 볼까 고민하던 중, 나는 넷플릭스 (Netflix)를 켰다. 원래는 넷플릭스 멤버십이 없었는데 뤼니 동생 덕분에 나도 넷플릭스를 보며 호화로운 주말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하하하! 그래 오늘은 넷플릭스 보는 날이다. 뤼니 동생쓰 땡쓰 베리 머치쓰!

 

어두운 방에있는 모니터에 켜진 넷플릭스 로고

 

날씨가 맑고 햇빛이 드는 아름다운 일요일이었지만, 오랜만에 공상과학(sci-fi) 영화 중에서도 왠지 모르게 좀 심오하고 어두운 영화가 땡겼었다. 아마 분명 내 안에는 어두운 존재가 있는 게 틀림없다. 열심히 이런저런 영상들을 찾아보다가 마땅히 볼만한 게 뭐가 있는지 잘 몰라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형이 밖에 일 보러 나가기 전에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봐보라고 추천해줬다. 그래서 그냥 무심코 봤는데 이거 웬걸? 꽤 재밌었다!

컴컴한 우주 속, 폐쇄적인 우주정거장에 있는 일원들이 겪는 기괴한 일을 다루는 영화 내용은 마치 내가 옛날에 아주 재밌게 플레이한 게임,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 시리즈를 조금이나마 연상케 해 더욱 반가웠다.

 

클로버 필드 영화 포스터

[사진 출처 : IMDb]

 

J. J. 에이브럼스 감독의 <클로버필드> 시리즈는 여태까지 총 3편이 나왔는데, <클로버필드 패러독스>는 제일 최근(2018년)에  나온 영화다. 시간을 거슬러 2008년에 나온 처음 영화는 시작에서 끝까지 캠코더로 촬영을 해서 멀미가 엄청 심하게 났었고, 영화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꾀 영화관을 나가는 것을 본 게 기억이 난다 ㅋㅋㅋㅋㅋㅋㅋ. 또한 아무런 부연설명 없이 난데없이 괴물이 나와서 무차별하게 사람을 죽이고 건물을 부수고 아주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실험적이었던 영화였지만 망한 케이스).

형 생일날 봤던 거 같은데 내 기억 속에서 단언컨대 정말 최악의 영화였다.

 

그나마 두 번째 편인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다행히도 일반(?) 영화 카메라로 멀미 유도하는 녹화법 없이 안정적으로 찍고 스토리도 볼만해서 나름 만족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오늘 본 3번째 편도 무난하게 촬영해서 마음에 들고.

 

노트북앞에 앉아 슬럼프가 온 사람

 

그렇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아 이것이 일요일이지'라고 생각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만끽하며, 소파 위에서 뒹굴 뒹굴도 하고, 샤워도 하고, 낮잠도 자면서 시간 좀 킬링을 하다가 블로그 좀 해볼까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봤는데 이런... 어찌 된 건지 머리가 띵한 게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 올려지지 않고 무슨 초 유명한 작가가 슬럼프가 온것마냥 도저히 타이핑이 안되어 나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또다시 넷플릭스를 켰다.

아마도 평일에 블로그 1일 1포스팅 해본답시고 퇴근 후 새벽 1~2시까지 글을 쓰다 보니 머리가 쉬고 싶었나 보다.

 

시간여행자 드라마 포스터

[사진 출처 : IMDb]

 

그래서 두 번째로 본 것은 '시간여행자' (Travelers)였다. 처음에 봤던 <클로버필드 패러독스>는 영화였다면 <시간여행자>는 공상과학 드라마인데, '웁스 이걸 어쩌지' 너무 재밌는 거 아니겠는가!? 내용은 대략 미래에서 과거로 온 시간 여행자들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이런저런 미션을 수행한다는 조금은 뻔한 내용인데 미드답게 스토리를 심각하게 진행하는 게 은근 재밌었다.

그나저나 시즌 드라마는 한번 보면 끊을 수 없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데, 괜히 틀어가지고 '이것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면 어쩌지' 괜한 걱정이 살짝 초미세하게 들었다 (이제 시즌 1에 5화 볼 차례인데 시즌 3까지 나왔으니 아직 다 보려면 멀었다). 하하하! Whatever 아무렴 어때, 뭐 가끔은 내 두뇌 회로도 블로그 길로만 펼쳐지지 말고 다이나믹하게 다른 길도 산책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하지 않나 싶다. '앞으로 블로그 하면서 틈틈이 머리 식힐 겸 주말에만 보지 뭐' 나는 생각했다.

 

연인과 함께 TV보기

 

하루 종일 넷플릭스 드라마를 쭉 보다 보니까, 문득 옛날에 가족이랑 저녁에 다 같이 TV 앞에 모여 앉아서 드라마를 보던 기억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때가 참 좋았었는데. 허기져서 엄마랑 아빠가 소시지랑 건오징어 그리고 김을 가져와 시원하게 맥주랑 한 캔 하며 드라마를 보고 있다 보면, 이 세상 더 바랄 것 없는 거처럼 기뻤었다.

지금은 엄마 아빠는 한국에 있고 나와 형은 캐나다에 있어서, 휴가 때 한국으로 방문 가는 때 말고는 그렇게 할 수 없어 조금은 아쉽지만. 사람은 다 제 갈 길을 가야 하는 법, 이제는 멀지 않은 미래에 뤼니와 그런 날을 즐길 걸 상상해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얼른 뤼니와 저녁에 맥주 한 캔 하면서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
살이 찌더라도 ^^

 

 

 


지노진호 생각 블로그 이미지 서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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