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형이 말한다. "난 왔다!"
방에 있던 나는 그러면 말한다. "왔군!"
언제부터였을까, 우리가 이렇게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기 시작 한때가? 아마 같이 살았던 엄마가 다시 한국으로, 기러기 아빠 곁으로, 돌아가서부터였을 거 같다. 엄마가 떠난 후 캐나다에서 서로 의존해가면서 살기 시작할 때, 형이나 내가 한 명이 집에 있고 나머지 한 명이 밖에서 집으로 들어올 때 하는 말, '왔다, 왔군.'
이제는 안 하면 서운하고 많이 허전할 거 같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흔히 우리는 '왔다, 왔군'으로 자주 인사했다. 어렸을 적에 아빠가 회사에서 돌아오며 "나 왔어~"라고 말하면 형이랑 나는 "다녀오셨습니까!"라고 답했었고, 외할머니네를 놀러 가서는 "우리 왔어~"라고 엄마가 말하면 할머니가 "어이구 왔어!"라고 반겨주고, 심지어 문을 열고 "아롱아 나 왔어~"라고 하면 귀여운 우리 집 반려견 아롱이가 왔니 하면서 꼬리를 흔들면서 빙빙 도는 거처럼 말이다.
이렇게 미처 생각지도 못했지만 늘 사용해왔던, 겉은 간단해 보여도 속은 정이 많고 친근감을 가져다주는 말, '왔다, 왔군.'
오늘은 왠지 모르게 그 작은말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 거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왔다, 왔군' 하면 좋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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