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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캐나다

일상적인 스퀘어원 데이트 + α [1편]

미시사가 스퀘어원 쇼핑몰 외부
실외 주차장에서 본 스퀘어원 쇼핑센터, 층수로 보았을 때 한국 쇼핑몰보다 현저히 낮지만 면적이 상당히 넓다.

 

6월 22일 토요일 오전 11시, 언제나 그래 왔듯이 뤼니와 나는 스퀘어원 쇼핑센터 (Square One Shopping Centre) 앞에서 만나 데이트를 했다. 스퀘어원은 내가 사는 곳 (미시사가 지역)에 가까이 있기도 하고 버스정류장이 쇼핑몰 앞에 바로 있어서 뤼니가 버스 타고 올 때 만나기 편리하다.**

 

스퀘어원 쇼핑몰 안에 있는 제네시스 매장
몰안에 제네시스 매장이 보인다. 시간대가 이르다 보니 사람들이 아직 별로 없다. 나는 g70 좋아하는데 뒷좌석이 너무 좁아 안습이다.

 

쇼핑몰 안으로 들어와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제네시스 매장이었다. 평상시에도 있던 매장이지만, 블로그를 시작해서 그런지, 일단 사진 한 장 찍어봤다. 하하하. 원래는 사진을 잘 찍지도 않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그냥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막 찍고 싶기도 하고, 또 혹시 찍었던 사진들이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줄까 상상하면서 싱글벙글하게 된다.

 

버거킹 쿠폰을 보고 있는 여자친구 뤼니
내가 사진 찍는다고 포즈 좀 취하라 했더니 저렇게 고르는 척을 하고 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우리는 "일단은 뭐 좀먹고 놀자"라고 하고, 곧바로 몰 안에 있는 푸드코트 쪽으로 향했다. 그러고 나선 우린 빈 테이블에 앉아, 내가 집에서 가져온 패스트푸드점 쿠폰을 (클리어파일로 온갖 패스트푸드점 쿠폰은 다 챙겨 왔다. 데헷.) 보면서, 서로 뭐 먹을지 고민했다. 참 알뜰하다 우리, 헤헤헤.

 

푸드코트 안에 있는 버거킹
버거킹은 와퍼가 진리다.

 

나는 버거킹에서 와퍼랑 푸틴 (프렌치프라이에 치즈 덩어리와 그레이비소스를 얹힌 아주 맛있는 캐나다 음식)을 주문하기로 했고, 뤼니는 KFC에서 징거버거 세트를 주문하러 갔다. 사실 나도 와퍼를 세트를 주문해도 됐었지만 뤼니가 푸틴이 땡긴다 하여 기꺼이 양보해줬다.

 

거부할 수 없는 버거킹 와퍼
왠지 모를 슬퍼 보이는 너, 솔직히 견디기 버거와.

 

서로 시킨 것을 들고 테이블에 앉아 햄버거 포장을 벗기는데 잠깐, 기분 탓인가 왜 이렇게 햄버거가 슬퍼 보이는 건가. 방금 만들어 따뜻한데, 쭈글쭈글한 게 왠지 모르게 나의 와퍼가 힘들어 보였다. 에이 뭐 아무렴 어떤가, 그래도 역시 와퍼는 와퍼답게 맛있었다.

 

치즈가 늘어나는 맛있는 버거킹 푸틴
푸틴은 정말 중독성이 최고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같이 먹는 일반 프렌치프라이도 맛있는데, 푸틴은 더더욱 맛있다. 짭짤한 감자튀김 하나에 녹은 치즈와 그레이비소스를 듬뿍 발라먹으면 환상이다. 그렇게 우리는 맛있게 버거들을 먹어주고 소화할 겸 쇼핑몰 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인디고 서점 앞에서 사진 한 장
이런 개구쟁이.

 

이곳저곳 둘러보다 내가 좋아하는 인디고 (Indigo) 서점에 들르려는 순간, 나는 아차 하고 핸드폰을 꺼내 들어 서점 입구 사진을 찍으려고 자세를 잡았다. 난 블로거니까, 하하하. 그걸 본 뤼니는 원래 안 그랬던 사람이 갑자기 그러니까 적응이 안됫나본지, 당황하면서 나를 멀끔히 쳐다보았다. 얼른 들어가자는 뤼니, 나는 사진 찍어야 한다고 각도를 잡았다. 그때 인내심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 뤼니가 심술궂게 내 카메라 시야를 방해했다. 이런 망할!

 

인디고 서점 안에 나열돼있는 이쁜 텀블러들
이쁜 텀블러들이 쫘르륵 나열돼있다. 뤼니 너도 하나 가지고 싶니?

 

뤼니와 나는 인디고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걸 참 좋아한다. 이곳에선 책뿐만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제품들도 많이 판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인스타갬성이 돋는 물건들이 있다 보니 인디고는 지나치려야 지나칠 수 없는 장소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 기록할 겸, 독자분들께도 보여줄 겸, 매장 안 제품들을 간단하게 몇 개만 찍어봤다. 한번 봐보자!

 

Gray Malin 퍼즐
집에 하나 걸치고 싶다.

 

일반 퍼즐과는 다르고 유니크하면서 느낌적인 느낌이 나는 그래이 말린 (Gray Malin) 작가의 해변 사진 퍼즐이다. 풍경이 담긴 일반 퍼즐과 달리, 사람들이 북적한 해변가를 하늘에서 찍어 그걸 퍼즐로 접한다는 게 인상적이다. 가격은 CAD (캐나다 달러) $29.99 였다. 닭치고 내 돈이나 가져가!

 

심플한 해리포터 책 커버 디자인
신호등 같다.

 

해리포터 시리즈, 책 커버가 단순하면서 이쁜 게 매력적이다. 페이지 끝마다 책 커버 색과 같은 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이 멋지다. 꾀 오래된 해리포터 시리즈, 꾸준히 커버 바꿔가면서 잘 팔리나 보다.

 

심플한 반지의 제왕 책 커버 디자인
골룸.. 골룸.. 마이 프레씌아스.

 

오래된 책 시리즈라면 질 수 없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 판타지 소설의 명작이다. 여기도 미니멀한 책 커버 디자인이 사용됐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심플한 일러스트레이션에 색 하나로 포인트 준 게 너무 맘에 든다.

 

세일하고 있는 휴대용 에어소파
그 손을 놓거라 참아야 하느니라.

 

아니 이것은, 휴대용 에어소파 아닌가! 텐트 같은 재질을 양손으로 몇 번 스윙해줘서 안에 공기를 차게 한 다음에 잠가서 소파를 만드는, 그 에어소파! CAD $74.50에서 CAD $37.50으로 한다니... 닭치고 내 돈이나 가져가라!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이 있는 웃긴 편지지
히히히 박규!

 

마지막으로, 편지 코너에서 발견한 재밌는 생일카드다. '늙는 건 피할 수 없지만 철드는 건 선택이야!' 하하하! 참 유쾌하구먼!!!!!!

Aroma 카페 바깥 풍경
정말로 그냥 찍어본 사진이다. 블로거가 되더니 사진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인디고에서 어느 정도 둘러보고 소화도 했겠다 우리는 커피나 한잔하러 쇼핑몰 안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그냥 밖에 날씨가 좋아서 사진 한 장을 찍다 뤼니가 말했다.

"오빠 우리 커피 마시고 카메라 좀 보러 가보자. 오빠 블로그 해서 사진 찍고 싶어 하고, 나도 사진 찍는 거 좋아하니까 비싼 거는 아니더래도 스마트폰보다는 좋은 거 있나 한번 봐 보자."

사실 스마트폰 화질보다 훨씬 좋은 DSLR은 뤼니가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만나면서 잘사용하지 않았었다. 크기도 크고 무게도있다보니 휴대하기 번거로워 그냥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주로 찍어왔었다. 그래서 뤼니는 작고 사용하기 쉽지만 때로는 렌즈를 바꿔서 다른 느낌의 사진을 찍을수있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좋을꺼같다고 말했다. 뤼니 말에 수긍한 나는 커피를 다 마신 후, 카메라를 보고, 만지고, 시험해볼 수 있는 전자제품 매장으로 가자고 했다.

 

 

 

남은 이야기는 2편에서 마저 다뤄보겠다.
후! 글이 길다보니 느낀 게 있다.
글 쓰는 게 보통 쉬운 게 아니다, 어렵다.

그래도 재미는 있다!

 

 

 

** 물론 나 또한 뤼니가 사는 곳에 자주 간다. 토론토 이튼센터 (Toronto Eaton Centre)라고 토론토 다운타운 완전 중심부에 있는 유명한 쇼핑몰인데, 스퀘어원이나 이튼센터나 둘 다 천만번 간 거 같아서 사실 어디서 만나던 크게 별 차이 없다. 그냥 "오늘은 너네 집 주변에서 놀자" 혹은 "오늘은 우리 집 주변에서 놀자"로 어디서 만날지 결정 난다.

참으로 더럽게 넓은 캐나다 땅에는 한국처럼 막 옹기종기 건물들이 모여있고 놀거리가 많은 그런 곳이 없어서 마땅히 할 게 없다. 그래서 우리는 평상시에는 그냥 쇼핑몰 안에서 여기저기 구경하고, 그날 당기는 음식을 먹고, 커피 마시다가 영화 보고 싶은 거 있으면 보는 그런 소소한 데이트를 한다.


지노진호 생각 블로그 이미지 서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