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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캐나다

맛있는 복숭아 따러 Two Century Farm으로!

복숭아가 매달린 복숭아나무

 

지난 2~3년 매 여름마다, 나는 뤼니와 뤼니 어머님을 모시고 블루베리 농장에 가서 직접 블루베리를 따는 체험을 즐겼었다. 하지만 요번 2019년 여름에도 블루베리를 따러 가려고 하다가 왠지 새로운 과일을 따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블루베리 말고 또 어떤 과일들을 직접 농장에서 딸 수 있었는지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그러다 복숭아도 딸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요번에는 복숭아를 따러 가보기로 나는 결심했다.

8월 31일 토요일, 월요일이 캐나다 근로자의 날 (Labour Day)로 인해 꿀같은 롱위캔드 (long weekend)을 얻은 뤼니와 나는 이곳저곳 일요일에 놀러 갈 복숭아 농장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 바로 '투 센추리 팜' (Two Century Farm)이란 곳이었다.

 

// Two Century Farm 위치

 

공식 홈페이지는 없었지만 페이스북에서 복숭아가 맛있다는 좋은 리뷰가 꾀 많아서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농장 위치가 토론토에서 차로 약 1시간 15분 정도 멀지 않은 거리라 조금이라도 덜 피곤하게 갔다 올 수 있겠다 싶어서 결정적으로 이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투 센추리 팜 페이스북 게시글을 확인하면서 뭔가 심상치 않은 공지를 발견했다. 다음날 (일요일) 정오쯤에 아마 복숭아가 다 없어질 것 같다는 소식이었다.

윽... 안돼 제발 그러지 말아 줘! 우리가 갈 때까지만 버텨줘란 말이다!

 

자동차로 여행을 떠난다

 

"OH WELL, 걍 가는 기여!"

 

다음날 아침 9시, 나는 뤼니와 뤼니가족을 (요번에는 뤼니 동생이랑 오빠도 같이 여행에 동참했다) 차에 태운 후 언제나 믿고 쓰는 구글맵으로 'Two Century Farm'을 목적지로 입력하고 출발했다. 물론 만약 복숭아가 없을 시 백업으로 다른 농장 위치를 핸드폰에 저장해두었다. 길을 가면서 롱위캔드라 그런지 교통체중이 약간 있었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출발해서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역시 여행은 아침 일찍 가는 게 최고다.

 

밖에 날씨가 흐릿하다

 

일기예보에 날씨가 흐릿하고 비가 올 수 있다고 했는데 밖을 보니 정말로 그럴 거 같아 조금 걱정됐다. 그러고 나선 운전을 하다 문득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상하게 평일에는 날씨가 그렇게 좋다가 왜 주말만 되면 우중충해지고 비가 오는 거 같지?' 참 알 수가 없다. 날씨, 너란 녀석...

 

Two Century Farm 투 센추리 팜 간판

 

1시간 30분쯤 운전하고 나서 조그마한 투 센추리 팜 간판이 보였다. 야호 드디어 도착이구나! 간판에 두 개의 복숭아 딱지가 붙혀져있는데 자세히 보니 'Ontario's Tribute to Taste'라고 적혀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온타리오주에서 맛있는 과일이 있는 농장한테 수여하는 상장인 가보다.

 

Two Century Farm
Two Century FarmTwo Century Farm
Two Century Farm peach price 복숭아 가격표
Red Haven 프리스톤 복숭아 가격

 

좁은 농장 입구 길을 통과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와서 우리는 복숭아 가격을 알아봤다. 복숭아 따는 거는 처음이었기에 친절한 농장 주인 가족 일행에게 가격을 어떻게 매기는지 물어보니, 무게는 안 보고 그냥 바구니 사이즈 (3L, 4L, 7L, 등)만 고른 후 복숭아를 마음껏 채우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7L 바구니로 3개면 충분할 거 같아서 냉큼 바구니들을 들고 복숭아나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참, 복숭아를 따면서 한두 개 정도는 맛을 봐도 된다고 했다. 세상에, 언빌리버블! 그렇다, 이런 게 농장에 직접 가서 체험하는 재미지 아닐까 싶다~

 

복숭아나무 농장

 

바구니를 들고 얼마 안 걸어 복숭아나무들이 쫘르륵 심어진 곳에 왔다. 투 센추리 팜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공지했듯이 복숭아나무에 마치 그림처럼 복숭아가 풍성하게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무 한 그루당 복숭아가 적게는 15개에서 많게는 30개 정도는 있었던 거 같았다. 또한 농장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사람들이 따지 않은 복숭아가 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전혀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복숭아나무 농장 날씨

 

날씨는 일기예보에서 보았던 불길한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햇빛이 강하지 않고 바람이 선선히 불어서 덥지 않고 기분 좋게 복숭아를 딸 수 있었던 날씨였다. 아침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운이 참 좋았다!

그래서 좋은 날씨 밑에서 우리는 본격적으로 복숭아를 따기 시작했다.

 

복숭아 따기

 

복숭아를 이렇게 하나하나씩 따다 보니

 

복숭아 바구니에 담기

 

점점 쌓이고 쌓여

 

복숭아가 쌓인 바구니

 

복숭아가 금세 7L 바구니 3개에 가득 채워졌다. 아 이렇게 보면 감이 잘 안 오는거같다. 잠시만...

 

 

 

 

 

 

 

 

 

 

바구니에 가득찬 복숭아

 

짠! 바구니마다 이만큼 채워진거다!


맙소사 도대체 복숭아를 몇 개나 딴 건가. 바구니 하나당 적어도 복숭아가 60개는 들어간 거 같다. 그럼 바구니 3개 채웠으니까 180개! 이 많은 걸 그냥 다 먹는 건 불가능할 거 같고... 그래서 고민 끝에 우리는 집에 가서 복숭아 청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복숭아 농장에서 먹는 어머님표 왕주먹밥

 

중간중간 부드럽고 달콤한 복숭아를 따서 먹긴 했었지만, 과일은 과일인지라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복숭아를 다 따고 나서 배고픈 우리는 뤼니 어머님이 쌓아가지고 오신 '고추참치마요'맛 왕 주먹밥을 맛있게 먹고 슬슬 자리를 떠났다. 어머님 요리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말 공기 좋고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보며 먹는 도시락은 매우 맛있는 거 같다.

자 이제 계산하러 가볼까나!?

 

사이좋게 앞에 뤼니 오빠가 한개 내가 한개 ^^

 

웁스 너무 많아서 자꾸 복숭아 하나가 떨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복숭아 계산

 

농장 입구로 다시 돌아가서 농장 주인집 꼬마 아이가 집에 가져갈 수 있는 바구니에 귀엽게 복숭아를 옮겨주었다. 이로써 이날 복숭아 수확은 총 $15 × 3 = $45불로 마무리가 됐다. 복숭아 180개 정도에 $45불... 캐나다 달러니까 한국 돈으로 약 4만 원 준 거 같다. 와우!

좋은 경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투 센추리 팜 가족분들 ㅠㅠ.

 

복숭아 감성
굿바이~

 

 

 

내년 여름에는 또 어떤 과일을 따러 가볼까?

 

 

 

Two Century Farm Facebook 페이스북 공지 글
너무너무 인기가 많아서 복숭아가 바닥났다는 공지

 

추가: 우리가 복숭아를 다 딴 후 정말로 정오가 지나고 나서, 복숭아를 이제 더 이상 딸 수 없다는 페이스북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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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