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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이 힘이다

어글리 슈즈, 그것은 무엇인가?

Fila Disruptor 2 휠라 디스럽터 2 착용
'어글리 슈즈' 디자인으로 대인기를 얻은 휠라 디스럽터2 운동화

 

작년 2018년, 언제부턴가 길거리에서 범상치 않은 두꺼운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기 시작했던 거 같다. 깔끔하고 심플한 나이키 러닝화를 신고 다니던 그때 당시 나로선, 그 광경은 신선한 컬처 쇼크(culture shock)였다.

사람들이 큼지막하고 투박한 디자인에, 미니멀리즘 (minimalism)에 반대인 맥시멀리즘(maximalism)을 묘사하는듯한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걸 보고 나는 의아해했었다. '도대체 사람들이 저 탱크처럼 생긴 신발을 왜 신고 다니는 거지?' 나는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그런 신발들을 보고 '어글리 슈즈'(Ugly Shoes)라고 부른단다. 또한 어글리 슈즈는 해외에선 '대드 슈즈' (Dad Shoes)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마도 90년대에 아빠들이 물 빠진 청바지에 자주 신고 다닐듯한 디자인이어서 그런가 보다. 허허허!

어글리 슈즈? 그럼, 신발이 못생겼단 소린가.

 

말 그대로 어글리 슈즈는 못생긴 신발이라는 뜻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엔 '어글리 슈즈'란 이름이 생긴 이유는 아마 어글리 슈즈가 유행을 타기 전 기존에 보편화돼있던 간결하고 슬림한 운동화 디자인에 비해서, 어글리 슈즈가 너무나 파괴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그렇게 부르기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패션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단순히 '못생겼다'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개성 있다'가 더 올바른 표현일 거 같다.

단순히 이전 패션 트렌드에 비해 다르다 해서 못생겼다고 하면 어글리 슈즈가 많이 억울해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정확히 어글리 슈즈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워낙 다양한 디자인의 어글리 슈즈가 많아 콕 집어 어글리 슈즈의 생김새를 정의할 순 없지만, 대체적으로 어글리 슈즈는 불필요하게 크고 (오버사이즈) 두꺼워 보이는 신발 외형, 자연스러운 키높이 효과를 주는 높은 신발창을 가지고 있으며, 특징적으로 레트로 혹은 뉴트로 (뉴 + 레트로) 갬성 감성을 뽐내는 외관 (패턴이나 색 혹은 둘 다)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 영어 속담 중엔 "천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게 더 낫다" (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눈으로 직접 어글리 슈즈가 어떻게 생긴 신발인지 봐보도록 하자.

 

발렌시아가 트리플 S 어글리 슈즈
Balenciaga Triple S

 

"대망의 어글리 슈즈 트렌드 세터"
발렌시아가 트리플 S / ₩1,100,000 (글 작성 기준)

 

발렌시아가 트리플 S는 작년 2018년 어글리 슈즈의 유행을 널리 퍼트리기 시작한 장본이라고 볼 수 있다. 수많은 연예인들과 SNS 인플루언서들이 신고 나와 다소 충격적인 신발 비주얼에 화제가 되었다. 특징은 비스듬한 발꿈치 부분, 3중 솔 디자인, 토우 끝부분에 사이즈 자수 장식, 그리고 빈티지 느낌이 나는 워싱 처리다. 발렌시아가 트리플 S는 트렌드 세터답게 가격이 이번 글에서 소개할 어글리 슈즈 중 두 번째로 가장 비싸기도 하다.

하지만 이만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Made in China"는 흠 아닌 흠.

 

휠라 디스럽터 2 어글리 슈즈
Fila Disruptor 2

 

"비싼 게 다가 아니지, 내가 어글리 슈즈 슈퍼스타"
휠라 디스럽터 2 / ₩69,000 (글 작성 기준)

 

발렌시아가 트리플 S 가격이 매우 비싸 충격을 먹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휠라 디스럽터 2이번 글에서 소개할 어글리 슈즈 중 가장 저렴한 어글리 슈즈인 동시에 대 인기 제품이니까 말이다. 미국 신발 전문 미디어인 풋웨어 뉴스(Footwear News)에서 '2018년 올해의 신발' (Shoe of the Year 2018)로 선정한 신발인 만큼 휠라 디스럽터 2의 인기는 엄청나다. 동글동글하게 귀엽고 두툼한 외관이 특징인 휠라 디스럽터 2는 쇼핑몰에서 기본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종종 신는 사람이 보일 정도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가격도 싸고 깔끔하면서 복고풍이 물씬 풍기는 휠라 디스럽터2는 남녀노소가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대중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나이키 M2K 테크노 어글리 슈즈
Nike M2K Tekno

 

"JUST DO IT. 나이키만의 레트로 감성"
나이키 M2K 테크노 / ₩119,000 (글 작성 기준)

 

스포츠 브랜드 하면 대표적으로 (1순위 2순위가 아닌) 떠오르는 첫 번째 브랜드, 나이키. 나이키 M2K 테크노는 한눈에 봐도 80~90년대 복고 디자인인 걸 느낄 수 있다. 어글리 슈즈의 특징인 레트로 느낌을 100% 충실히 실현한듯한 나이키 M2K 테크노, 색상도 다양하게 나오지만 위에 보이는 진한 파란색과 네온 컬러의 조합은 정말 "나는 복고야!"라고 소리치는 거 같다. 가족앨범을 훑어보다 옛날에 아빠가 신었을 거 같은 신발처럼 생긴 나이키 M2K 테크노는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 그냥 눈 감고 확 하나 질러버려?

 

아디다스 영-96 어글리 슈즈
Adidas Yung-96

 

"IMPOSSIBLE IS NOTHING. 아디다스만의 레트로 감성"
아디다스 영-96 / ₩109,000 (글 작성 기준)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 (1순위 2순위가 아닌) 그 두 번째, 아디다스. 위에서 소개한 나이키 M2K 테크노가 원조 복고 느낌을 추구하는 디자인이었다면 아디다스 영-96은 그대로 레트로 느낌은 나지만 조금 더 깔끔하면서 날렵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패피 (패션 피플)를 떠나서 대중적으로도 어글리 슈즈가 유행이라, 하나 장만해보고 싶지만 과격한 디자인이 좀 거부감이 든다면 차분한 아디다스 영-96은 어떨까. 딱 좋다.

참고로 나도 최근에 하나 이쁜 색으로(?) 하나 샀다. 히히히.

 

스케쳐스 딜라이트 익스트림 어글리 슈즈
Skechers D'Lites Extreme

 

"어글리 슈즈의 클래식"
스케쳐스 딜라이트 익스트림 / ₩89,000 (글 작성 기준)

 

스케쳐스 딜라이트 익스트림은 어글리 슈즈 트렌드가 열풍 하기도 전에 원래부터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오고 있던 신발이다. 시간이 지나고 지나도,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는 타임리스 디자인 (Timeless Design)은 스케쳐스 딜라이트 익스트림의 큰 장점이다. 적당한 볼륨감에 블랙 & 화이트로 멋스러운 디자인을 보유한 스케쳐스 딜라이트 익스트림, 단언컨대 진정한 어글리 슈즈의 클래식이다.

지금 당장 신고 다니더래도 전혀 어글리 슈즈 패션 트렌드에 뒤처져 보이지 않는다.

 

구찌 플래시트랙 어글리 슈즈
Gucci Flashtrek w/o Removable Crystal

 

"다 비켜줄래? 내가 제일 잘나가!"
구찌 플래시트랙 / ₩1,260,000 (글 작성 기준)
구찌 플래시트랙 + 크리스털 자수 / ₩1,890,000 (글 작성 기준)

 

가격 깡패, 패션도 깡패, 진정한 '구찌 갱' (Gucci Gang)이 되고 싶다면 강력 추천하는 어글리 슈즈, 구찌 플래시트랙. 마치 탱크를 연상케하는 파격적인 디자인의 구찌 플래시트랙은 이 글에서 소개하는 어글리 슈즈 중 가장 돋보인 디자인을 가졌다. 노란색 SEGA 게임 개발사의 폰트를 사용한 구찌 로고와 ₩630,000 원 추가 옵션인 탈부착 가능 크리스털 자수는 뉴트로 디자인이 돋보이는 구찌 플래시트랙을 기존 어글리 슈즈의 개념에서 한 단계 더나아가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 발렌시아가 트리플 S가 비싼 가격에 'Made in China' 였다면 구찌 플래시트랙은 'Made in Italy'라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 될 거 같다.

어떻게 하면 신발이 이백만원 정도까지 할수있을까? 간단하다. 명품이니까.

 

캣 인트루더 어글리 슈즈
CAT Intruder

 

"너희만 어글리 슈즈? 나도 어글리 슈즈!"
캣 인트루더 /
$100 USD (글 작성 기준)

 

한참 핫한 어글리 슈즈, 스포츠 브랜드도 만들고 명품패션 브랜드도 만드는데 여기서도 만들게 될줄 누가 알았을까. 바로 그 주인공은 예상치도 못한 산업용 굴착기를 만드는 제조업체 캐터필라 (줄여서 캣, CAT)다.

 

캐터필라 대형 굴착기
... 정말 여기서 어글리 슈즈를 만든다고?

 

캣 인트루더는 제조업체 브랜드답게 어글리 슈즈 디자인도 튼튼하게 딱 공사 지역에서 신을 것처럼 만든 것이 특징이다. 신고 땅 파도 될 듯. 보고만 있어도 투박하고 묵직하게 생긴 게 참 믿음직(?)스럽다. 어글리 슈즈 특징인 높은 솔이 돋보이고 신발 바닥이 타이어 트래드처럼 올룩불룩 되어있는 것이 인상 깊다. 개인적으로 인더스트리얼 룩(Industrial Look)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캣 인트루더는 정말 사고 싶은 어글리 슈즈다 (실제로 지르려 했지만 참았다. 캐나다에는 위에 보이는 색상이 없어서 ㅠㅠ).

어글리 슈즈에 이어 '공사장 패션'이 트렌드가 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처음에 어글리 슈즈가 유행을 타서 사람들이 신고 다니는 걸 봤을 때 나는 갸우뚱했지만 그것도 잠시 동안 일뿐, 계속 보다 보니 그 투박하게 생긴 신발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게 되었다. 다소 디자인은 과격한 면이 있지만 크고 편안한 착화감을 주는 어글리 슈즈는 2018년에 유명 연예인과 SNS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으로 트렌드가 되어 2019년 지금까지도 인기가 유지되고 있는듯하다. 나는 패션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글리 슈즈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내년 2020년에도 그 인기를 계속 유지하면 좋을 거 같다.

 

 

 

왜냐하면 나는 키가 작아 어글리 슈즈의 키 높이 효과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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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