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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살쪘다

16:8 간헐적 단식 잠시 접어두고 불금엔 치팅데이!

먹을것 앞에서 불쌍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검은색 강아지

 

먹고 싶은 거 다 먹자.

 

나는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회사에 근무해있을 동안만 음식을 먹는다. 바로 이것은 16:8 간헐적 단식!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남은 8시간은 아무거나 먹으면서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다는 핵꿀 같은 방법이로다. '아니 먹는 걸 가리지 않고 8시간 동안 아무거나 먹을 수 있는데 다이어트 효과라니, 정말 믿을 수가 없어!'라고 나도 처음엔 TV에서 방영한 간헐적 단식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효과는 보이고 있었다.

원래 69킬로 정도였던 내가 2~3개월 간헐적 단식을 하고 나서 지금은 64~65킬로다. 즉 4~5킬로를 감량했다. 그것도 운동은 별로 하지 않고 말이다.

 

그래서 효과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서 너무 좋은 나머지, 나는 회사에 있을 동안 (미국/캐나다에서 흔하디 흔한 8시간 근무, 나인 투 파이브 / 9 to 5) 열심히 일하면서 엄청 열심히 이것저것 먹는다.

 

생각하는 검은색 강아지

 

잠시 다이어트와는 세이 귯바이.

 

하지만 그래도 불금인 금요일에는 퇴근하고 나서 아무것도 안 먹기엔 너무 아쉽다. 월 화 수 목 금 열심히 일했는데 그런 나에게 열심히 일했다고 토닥토닥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 래. 서. 불금을 물금으로 그냥 흘려보내기가 아까워 나에게 자유섭취 시간을 선사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다이어트 계획은 지나가던 개한테 던져주고 아무거나 먹고 싶은 거를 먹을 수 있는 날, 이른바 치팅데이 (칫데이)다.

 

자 그럼 내가 그간 8월에 치팅데이 (불금) 때 뭐를 먹었나 한번 핸드폰 사진앨범 속을 파헤쳐 보자.


8월 2일 금요일

LCBO 엘씨비오

 

8월 2일 금요일, 일단 나는 퇴근길에 온갖 술이란 술은 다 있는 LCBO (Liquor Control Board of Ontario)** 매장에 들려 불금을 장식할 맥주를 사러 갔다.

 

술들이 가득한 LCBO 매장 내부
술들이 가득한 LCBO 매장 내부
LCBO 매장 내부

 

매장 안으로 들어오면 수많은 술들이 고객들을 반긴다. 와인, 위스키, 럼, 테킬라, 쿨러, 보드카 등등 모든 종류의 술이 있지만 나는 간단하고 시원한 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바로 맥주 코너로 향했다.

 

Red Stripe Beer 레드 스트라이프 맥주

 

여기저기 진열된 맥주를 훑어보다 레드 스트라이프 (Red Stripe) 발견! 한 번도 마셔보진 않았지만 가끔 보일 때마다 어떤 맛인지 궁금했던 맥주였다. 자메이카 라거 맥주라... 깔끔한 라커 스타일을 좋아하는 나였기에 일단 이거 한 팩을 쇼핑 바구니에 담았다.

 

No Name Beer 노 내임 맥주

 

대충 보고 계산하러 발길을 돌리는데 보인 노 내임 (No Name) 맥주. 이마트의 노브랜드처럼 노랑 검정으로 미니멀하게 브랜딩 한 게 눈에 띄었다.

 

No Name Beer on sale 세일중인 노 내임 맥주

 

어라, 세일을 한다. 6병을 $6.60에!? 이름도 없고 화려 하지도 않은 그냥 깔끔한 캐나다 스타일 라거란다. 오케이 좋아, 이것도 쇼핑 바구니에 담고 계산하자. 자 이제 집으로 가보즈아!

 

떡볶이와 맥주

 

짠! 형은 요리를, 나는 맥주를! 마이 브라더표 곤약, 어묵, 라면사리가 들어간 떡볶이에 레드 스트라이프 맥주 대령이오! 떡볶이의 매콤 달콤함과 레드 스트라이프의 깔끔한 라거가 아주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특히 레드 스트라이프 맥주는 맛이 약간 달달한 과일향이 났었는데 이게 떡볶이의 자극적인 맛을 깔끔하게 중화(?) 시켜주는 거 같아서 좋았다.


8월 9일 금요일

엄청나게 싼 탄산음료수

 

이번엔 LCBO 옆에 있는 슈퍼마켓에 가서 탄산음료가 세일하길래 한 박스 샀다. 12캔에 ¢74센트... 오 마이 갓, 이거슨 실화? 미친 가격이다. 물론 짝퉁 콜라지만 어쨌든 달콤할 테고 탄산이 있을 것이니 No Worries, 문제없다. 무조건 렛스 기릿.

 

로메인 상추쌈에 갈빗살과 마늘

 

짠! 로메인 상추에 통돌이로 구운 갈빗살, 버섯, 그리고 생마늘과 쌈장이다. 일반 쌈 싸 먹는 상추가 아닌 아삭아삭한 로메인 상추가 너무 좋았고 생마늘의 입안에서 퍼지는 마늘냄새와 말랑말랑하게 씹히는 버섯과 갈빗살이, 먹으면 천국에 갈 것 같은 맛이었다. 짝퉁 콜라도 달콤하고 시원했다. '거봐 짝퉁이라도 설탕과 탄산만 있으면 오케이라니까' 나는 확신했다.


8월 16일 금요일

샤브샤브

 

초 빨리 감기 해서 바로 짠! 샤브샤브다. 요번에는 맥주나 짝퉁 콜라는 사질 않았다. 왜냐면 아직 전에 사 온 게 있기 때문이다. 평일에는 단식을 해서 한번 음식을 사놓으면 금방 냉장고가 비질 않고 좋은 거 같다.

// 이때 형 없을 때 빼고는...

 

나를 가득 채워줘요

햇빛이 뜨거운 여름인데 나는 너무 쌀쌀해요 체감온도 40도 폭염이라는데 나는 너무 추워요 남들은 즐겁고 활기차 보이는데 나는 너무 외로워요 이런 쓸쓸한 내 마음 나를 가득 채워줘요 냉장고가 운다. 장 좀 봐..

zeenojinhothoughts.tistory.com

 

맛있는 샤브샤브맛있는 샤브샤브

 

사진은 너무 대충 찍어서 비주얼이 안습이지만 맛 하나는 끝내줬다. 가끔 고기만 먹다 보면 지루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중국 당면 한 젓가락 하면서 먹어주면 두말할 것 없이 맛있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시점으로부터 약 8시간 전인데 (새벽 3시쯤, 너무 졸리다 하지만 포스팅은 하고 자겠다)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다.

 

No Name Beer 노 내임 맥주

 

참, 다 먹고 나서 노 내임 맥주를 마셔봤다. 위에 설명돼있던 대로 딱히 별거 없고 깨끗하고 시원한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세일 안 해도 다른 일반 맥주보다 가격이 착하고 싼데 종종 구입해야겠다.

다음 8월 23일 금요일에는 또 뭐를 먹을까?

 

 

 

대신 먹었던 만큼 운동도 꾸준히 하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사는 곳 여기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술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구할 수 없었고 LCBO(다양한 술 종류 판매), Beer Store (맥주 판매), 혹은 Winerack (와인 판매)등 정부에서 허락된 곳에서만 샀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법이 개선되면서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도 간단하게 맥주와 와인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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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