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토요일 아침, 뤼니와 만나기 전 일단 나는 동네 샤퍼스를 잠깐 들렸다. 왜냐면...
뤼니와 같이 전날 도착한 새로 산 카메라도 볼 겸, 테스트도 하고 사용방법도 알아볼 겸, 겸사겸사 오늘은 어디 특별히 나가지 않고, 집에서 뒹굴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해 먹기로 해서다.
사실 그냥 탄산음료가 없어서다.
콜라는 요번에 자주 마셨으니 캐나다 드라이나 오랜만에 샀다.
오전 11시, 뤼니를 픽업한 후 우리 집에 도착해 문을 연순간, 뤼니가 내방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박스를 풀어헤치고 카메라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한창 카메라를 이곳저곳 만지작만지작 거리던 중 나는 배가 고파서 우선 점심이나 먹고 카메라 사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했다.
오늘의 점심은 바로 뤼니 어머님의 김치볶음밥이다. 일반 김치볶음밥이 아니라 스팸도 들어가 있어 더욱 꿀맛이었다. <썸바이벌 1+1>이라는 예능이 있길래 (되게 재미없었다. 데이트하는 것도 아니고, 쇼핑하는 것도 아니고, 도무지 프로그램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그걸 보면서 맛있게 다 먹고 난 후 (잘 먹었습니다 어머님!) 뤼니와 나는 조금 쉬다가 카메라를 다시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뤼니가 아이키아 (이케아 = IKEA)에서 먼지제거 롤러를 사야 한다고 하여 카메라를 들고 집에서 나왔다.
아이키아가 가깝다 보니 꼭 가구가 아니더래도 우리는 다른 잡다한 제품들을 사러 자주놀러간다. 또한 인테리어 디자인도 보면서 서로 미래의 신혼집을 상상하기도 한다. 헤헤. 떠난 지 한 5분쯤 지났을까, 차를 타고 아이키아를 향하는중, 뤼니는 아차 하면서 새로 산 카메라를 꺼내 들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날씨가 좋다, 찰칵!
어피치, 찰칵!
뤼니야 이 필터에 꽂혔었니? 죄다 사진들이 핑크빛이다... 찰칵!
그렇게 뤼니는 사진을 찍고 나는 운전을 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아이키아에 도착해 있었다. 이제부터 여기서 카메라 사용은 나의 차례였다. 렛츠 기릿!
거울 앞에서, 찰칵!
이쁜 조명들을 향해, 찰칵!
흠 도대체 여기서 뭘 찍지? 아 몰라, 찰칵!
실컷 재밌게 막 찍어보고, 아이키아에서 먼지제거 롤러를 사고, 우리는 오늘 저녁의 하이라이트, 통돌이 꼬치요리를 해먹을 재료를 사러 한인마트로 갔다. 캐나다 오기 전 한국에서 엄마가 가져가라고 정성껏 흠집 나지 말라고 뽁뽁이로 돌돌 말아 챙겨주신 통돌이. 드디어 쓰게 되는 시간이다, 야호!
한인마트에 도착해서 열심히 꼬치 해먹을 재료를 고르는 뤼니, 나는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아무거나 사진을 또 찍기 시작했다. 뤼니야 잘 부탁해 나는 좀 돌아댕겨 볼게~
음 뭔가 그림이 나온다, 찰칵!
음 내 안의 깊은 소울이 이걸 찍으라는군 롸저댓, 찰칵!
20매를 강조하고 싶었다, 찰칵!
뤼니는 장을 다 보고 나는 사진을 불타오르게 찍고 나서, 배고픈 몸을 이끌고 우리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자, 이제 꼬 투더 치를 먹으러 가즈아! 얼렁 가보즈아!
집에 도착하고 나서 우리는 장 본 거를 바로 정리하고, 뤼니는 돼지고기를 꼬치 해 먹기 좋게 썰었다. 그런 다음에 통돌이 안에다가 생마늘과 함께 투척해주고 후추는 적당히 뿌려줬다. 음~ 생마늘 냄새가 너무 좋구나.
어느 정도 찬 통돌이는 버너 위에 올리고, '돌리기' 버튼을 눌러 통돌이를 돌려준 후, 버너를 켰다. 타이머로 굽는 시간은 20분으로 설정했다. 이렇게도 요리하는 방법이 있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결과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기를 굽는 와중에 기름도 안 튀기고 그래서 바닥도 미끄러워지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20분 후 고기가 적당히 구워지고 나서 뤼니는 미리 준비해둔 떡과 파를 고기와 함께 꼬치에 꽂아주기 시작했다. 나도 도와줬었지만 너무 느리고 귀찮아져서 비빔면을 끓이기로 했다. 항상 봐왔었지만, 뤼니는 참 손이 빠른 거 같다. 요리를 잘해서 너무 다행이고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뤼니가 지나간 부엌은 낭장판이 되긴 하지만 설거지 경력 10년인 내가 거뜬히 설거지와 청소를 맡으면 된다. 예 셰프!
드디어 음식 끝! 이제 먹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잠깐, 먹기 전에 어디 한번...
카메라나 테스트해볼까! 클로즈업샷 가자!
오마이 꼬치쓰!
기름쟁이 돼지고기엔, 오마이 비빔쓰!
마지막 피날레는, 오마이 파절쓰!
그렇게 우리는 사진을 찍으면서 탄성이 절로 나왔다. 어쩜 카메라가 이렇게 음식을 맛나 보이게 찍는 것인가? 사진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그냥 그럴지 모르겠지만 뤼니와 나는 매우 만족하면서 맛있게 꼬치쓰들과 비빔쓰 그리고 파절쓰를 후다닥 먹어치웠다.
<나 혼자 산다>를 보면서 소화 좀 시켰으리라, 우리는 오늘의 데이트를 끝내기 전에 맥도날드에 들려서 디저트로 한참 여름 이벤트중인 맥도날드 CAD $1불짜리 바닐라 콘을 사 먹었다. 아~ 정말 맛있게 잘 먹은 하루였다!
다음에는 또 통돌이로 뭐를 해 먹어 볼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먹고 마시고 살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에서 메이플 마끼아또를 쉽게 만드는 법 (34) | 2019.08.19 |
---|---|
16:8 간헐적 단식 잠시 접어두고 불금엔 치팅데이! (26) | 2019.08.17 |
싸구려에는 싸구려 (10) | 2019.06.28 |
언제 어디서나, 애니타임! (14) | 2019.06.24 |
뭔가 허전해 (4) | 2019.06.19 |